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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외의 다른 사람의 인생을 알고싶다"… SNS에서 독자의 곤란한 점을 모아 취재하는 아사히 신문 <뉴스 4 U> 취재반의 라인에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란 치바 현 20대 여성의 요청이 들어왔다. "학대 피해자로서 행복이란 과거를 잊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SNS 상에는 지금, '#학대_생존자'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학대로부터 살아 남은 사람들의 경험을 발신하는 움직임이 있다. 우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
고함 소리와 입 막음… 모친을 죽이고 싶었다
학대 경험을 가사로 한 곡을 노래하는 스기하라 야스코 씨 = 2018년 12월, 오사카 부 키타 구, 사와키 카오리 촬영
오사카의 침구사 스기하라 야스코 씨(33, 트위터 @ginchovi)는, 어린 시절 작은 일에도 모친이 큰 소리로 야단을 치고, 물건을 집어던졌다. 부친은 태어난지 얼마 안 되어 떠났다. "부친을 만나고 싶다"고 하면 매를 맞았다. 무서워 울기 시작하면 "주위에 들리지 않느냐"며 입막음을 당했다. 모친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품었던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고, 식칼을 손에 쥔 적도 있다.
20대가 되어 무엇을 얘기해도 듣고 긍정해주는 파트너를 만났다. 파트너도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을 받으며 자랐고, 이후 관계를 끊은 경험이 있어 이러한 기분에 다가가 주었다. 어린 시절 일어난 일에 대해 얘기하는 도중, 스기하라 씨는 모친에게 받아온 것이 "학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편지 낭독을 듣는 스기하라 야스코 씨. = 2018년 12월, 오사카 부 츄오 구, 이데 사유리 촬영
부모와 결별하기 위한 "편지"
강연회를 기획한 "학대 생존자" 스기하라 야스코 씨(왼쪽)와 야마시로 카즈야 씨(오른쪽). 가운데는 자유기고가 콘 잇쇼 씨. = 2018년 12월, 오사카 부 츄오 구, 이데 사유리 촬영.
2017년 봄, 기고가이자 편집자 콘 잇쇼 씨(53)가 학대를 당해 온 당사자가 부모를 향해 쓴 "편지"를 공모하고 있다고 알게 되었다. 개운하지 않은 기분을 형태로서 나타내보자고 생각해 경험을 처음으로 언어로 써 냈다. 다시 생각해보면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편지를 써서 부모와 결별 하겠다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나의 가장 큰 적은 당신이었다". "이제부터 당신에게 빼앗긴 것을 되찾겠다".
편지에 마지막에는 "그럼 안녕, 엄마." 라고 맺었다. 편지 공모에 "같은 경험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하는 기분으로 응모해, 그 해 가을에 출판 된 <일본 최악의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 그런 부모라면 버리는게 어때?>(dZERO)에 수록되었다.
생존자들과 교류, 기분이 편해졌다
밴드 동료 나가타 케이 씨(왼쪽)와 기타 연습을 하는 스기하라 야스코 씨. = 2018년 12월, 오사카 시내, 사와키 카오리 촬영
이것이 계기가 되어 트위터에서 자신과 같은 경험을 했던 생존자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차를 마시며 "이런 일이 있었다", "저런 일도 있었다"고 얘기 하며 기분을 풀기 시작했다."#학대부모_공감" 해시태그에 함께하는 이들과 2017년 말 학대하는 부모가 흔히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해 이야기 하는 "학대부모 축제”를 열었다.''너 한테 친구 따위는 없다’고 하는 부모야 말로 친구가 없다', '기분에 따라 말 하는게 바뀐다'
스스럼없는 분위기 속에 참가자들 사이에 웃음도 들려왔다. 이로 부터 조금 전에, 중학교 때 쓰고 있던 기타를 찾아내 밴드를 시작했다. 학대 경험을 가사로 하여 지인에게 곡을 만들어 달라 부탁했다.
스기하라 씨가 학대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한 <보상없는 사랑>
공짜 만큼 무서운 건 없어/남기지 말고 먹고 감사해/안 되더라도 삼켜/기쁜 표정 지으라고
부탁도 안 했는데 억지로/강제로 들이붓는 보상없는 사랑
공짜 만큼 무서운 건 없어/도망친 자리는 밤의 어둠/빼앗기지 않게 숨긴 마음/호흡 하듯이 거짓말을 해
부탁도 안 했는데 억지로/강제로 들이붓는 보상없는 사랑/토 할 것 같은 보상없는 사랑
스기하라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과거를 마주하는 것은 힘든 일 이지만, 사람과 이어지는 것이 힘이 된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지금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학대부모 공감"을 넘어서
강연회를 기획한 야마시로 카즈야 씨 = 2018년 12월, 오사카 시내, 사와키 카오리 촬영
오사카 시의 자영업자 야마시로 카즈야 씨(47)는 "학대부모 축제"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학대를 받았던 것은 아닌가 하고 느끼게 되었다. 부친은 "문무겸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해라"는 등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사람이었다. 직접적인 폭력은 없었지만, 초등학교 성적통지표에 보호자가 적는 란에 "체벌해도 됩니다"고 적혀있었다. 집에서는 항상 벌벌 떨었고, 진로나 취직에 있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 전에 '부친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신경썼다. 어른이 되어 부친을 피해 살아왔다. 그런 자신에게서 떳떳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학대부모 공감" 사례를 듣던 중, '우리 집도 그랬다'고 몇번이고 끄덕였다. 어린 시절 부터 느끼고 있던 쓰라린 기분은 부친의 말과 행동이 이유였다고 생각했다. 부모와의 관계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자기는 나쁘지 않다"고 느끼기를 바라며, 작년 말 오사카 시내에서 학대방지를 테마로 한 강연회를 주최했다. "학대를 받은 사람은 자신이 어떤 나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죄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얘기한다.
학대를 넘어선 생존자들이 이야기 하는 체험은 한 명 한명의 이야기가 모두 다릅니다. 트라우마가 있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지, 기사 후반부는 임상심리학 전문가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덮개를 닫아 둔 폭력의 기억
'인터널리버티'의 트위터에는 야마다 카난 씨가 그린 캐리커쳐가 게시 되어있다 = 야마다 씨 제공
"삶의 방식은 자유롭게 정해도 좋다". 이러한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대 생존자의 당사자 그룹이 있다. 2018년 1월, 칸토에 사는 회사원 하시모토 류세이 씨(40), 돌봄 노동자 사쿠라 씨(44), 만화가 야마다 카난 씨(41)가 만든 "인터널리버티(internaReberty)"가 그 중 하나다. 블로그(https://internareberty.hatenablog.com/)와 트위터(@internaReberty)를 통해 정보를 발신하며, 강연활동도 하고 있다.
사쿠라 씨는 철이 들 즈음 부터 모친의 폭력을 받으며 자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벽이나 책상을 큰 소리를 내며 쳤다. 옷을 갈아입는 것이나 이를 닦는 것을 할 수 있는지 매일 아침 혹독하게 가르쳤다. 울면서 어린이집에 가서 선생님이 우는 이유를 말하면, 그 것이 모친에게 들켜 "뭘 말한 것이냐"며 다시 혼났다. 그 이후 다른 이에게 진심을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성장하면서 폭력은 줄어 들었지만, 직업 상의 일정을 꼼꼼하게 파악하는 등 과한 간섭이 이어졌다. 40대에 심한 어지럼증을 동반한 메니에르병을 앓게 되며 간섭은 더욱 더 심해졌고, 섭식장애와 PTSD의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은 정신의학과에서 "부모와의 관계에 문제에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얘기를 듣고 과거와 마주하게 되었다. 테이프로 입을 막고, 몸 위에 올라타 폭력을 휘둘렀던 어린 시절. 덮개로 덮어둔 광경이 흘러나와 자신이 학대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사과해라"… 모친의 대답은
인터널리버티의 사쿠라 씨(오른쪽)와 하시모토 류세이 씨. = 2018년 12월, 토쿄 도 신주쿠 구, 사와키 카오리 촬영.
"학대 당해서 힘들었다. 사과해달라". 모친 앞으로 쓴 편지를 모친의 내연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밝힌 진심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자신의 블로그에 경험을 적는 도중, "있었던 일을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다. 경험을 어떻게든 살려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 편으로 "키워준 부모를 나쁘게 말하면 안 된다"고 질책하는 사회의 풍조를 느끼고,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이러한 때에, 학대를 테마로 한 사진집 <인터널 노트북(Internal Notebook)>의 출판 행사에서 야마다 씨와 하시모토 씨를 알게 되었고, '무언가를 하고싶다'고 얘기가 진전되었다.
종이에 적어낸 "나의 역사"가 계기
"모친같은 엄마가 되는게 무서워서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자신은 없지만 전에 비해서는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지게 되고 무엇보다 전보다 조금 더
아이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야마다 카난 씨가 체험을 그린 만화 <엄마가 되는건 두려워>(카도카와)의 한 장면.
야마다 씨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부모가 이혼했다. 남성에게 의존하며 육아 방임을 하는 모친에게서 자랐다. 초등학생 때, 모친의 재혼 상대에게 폭력이나 성추행을 당했다. 2016년, 체험을 만화 <엄마가 되는건 두려워>(카도카와 출판)으로 그려냈다. "과거를 잊고 사는 편이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출산을 기회로 과거와 마주하게 되었다. 아직 정답을 찾지 못했지만, 이른 시기에 마주할 수 있다면 함께 하는 이들을 만나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시모토 씨는 5살 때 부모가 이혼하여, 부친과 새 모친으로 부터 심한 물리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을 받으며 자랐다. 중학생이 되어 여러 차례 경찰에 인도되기도 했고, 그 때마다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아동상담소에 보호되어 아동양호시설에 들어갔다.
5년 전, 비즈니스 전문 학교에서 '나의 역사'를 적어 볼 기회가 생겨, 살아 온 경험을 종이에 적었다. "잘도 살아 남았구나" 하고 처음으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블로그(https://ameblo.jp/hashiryuu/)에 자신의 경험을 엮어내, 학대 피해 당사자로부터 고민을 듣는 활동을 시작했다. '인터널리버티'의 활동과 병행해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그룹 이름의 "Reberty"는 학대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자유롭게(Liberty)" 발신하여 사회가 알아가는 것에 "반응(Response)"하고 싶다는 생각을 담아낸 것이다. 학대를 받아 고통스러워 했던 사람들에 대하여 하시모토 씨는 이렇게 얘기한다. "인터널리버티의 3명은 받아온 학대의 내용도 부모와의 관계도 각자 다르다.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갈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규칙이나 상식이라는 것은 없다. 자신이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
전문가 "마음은 회복할 수 있다"
학대 당한 아동의 심리와 회복에 대한 전문가 니시자와 사토루 야마나시 현립대 교수. = 2019년 1월, 야마나시 현 코후 시, 나가토미 유키코 촬영.
학대를 받은 사람의 마음은 회복할 수 있는 것일까. 트라우마를 받은 아동에 대한 심리임상활동을 전개하며, <아동학대>(코단샤) 등의 저서를 내 온 니시자와 사토루 야마나시 현립대 교수(임상심리학)는 "학대는 아동의 일생에 있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으나, 적절한 지원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니시자와 씨에 따르면, 아동은 일반적으로 부모에게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은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존감을 높여간다. 그러나, 학대를 받은 아동은 원래 자신을 지켜줘야 할 부모로부터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자존감이나 타인에 대한 신뢰가 자라나징 낳게 되며, 이후의 인생에 있어서 대인관계 문제나 비행, 정신질환 등 다양한 삶의 고통을 계속해서 받게되는 경우가 많다.
회복에는 우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 후 자신의 경험과 마주하고 의미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나쁜 아이"이기 때문에 학대 당하는 것이 아니라, 병 등의 부모의 문제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며, 부모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학대 경험과 마주하는 것은 상당한 고통을 동반한다. 신뢰할 수 있는 부모 이외의 성인과 만나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자신이 의미를 바꿀 수 있는 아동도 있으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아동에 대한 치료, 자세의 문제
일본에서는 심각한 학대를 받고 시설에서 지내는 아동의 마음에 대한 치료의 자세가 과제라고 말한다. 아동에 대한 직원의 배치 숫자가 적어, 정성스러운 치료가 어렵다. 가정으로 부터 보호된 어린이가 시설에서 학대 당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니시자와 씨는 "이러한 배경에는 학대를 받아 살아가는 수많은 아동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무관심이 있다"고 지적한다. "아동학대가 아동의 마음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사회적 손실이 얼마나 큰지, 또한 회복에 대한 지원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분발하여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와키 카오리, 나가토미 유키코)
참고 기사 https://www.asahi.com/articles/ASM274FXDM27UTIL01C.html
m/zenzen_wakannai/status/10935633744477347
짤막한 해석 :일본 내 아동학대, 가정폭력 피해 보고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아동상담소에 아동학대 사실을 밝힌 18세 미만 아동 청소년이 8만여명을 넘었으며, 이 중 무시, 협박 등의 심리적 폭력이 5만 7천여명으로 70% 가까이. 가정폭력(DV, domestic violance의 약자를 많이 씁니다)는 7만 7천여건에 달했으며 80%에 달하는 피해자가 여성. 다른 강력사건 보고 건수가 줄어든 와중에 성폭력은 18%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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