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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음악에 대한 어떤 생각.

시무/シム 2018. 1. 12. 11:25

TV만 봤다 하면 다르지만, 평소에 K팝에 대해서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무시하고 삽니다. 아침에 트위터를 보던 중, 혁오밴드의 오혁이 아이유에게 “만행”을 저질렀다는 어떤 커뮤니티 펌글을 봤는데, 처음에는 “만행”이라고 해서 비하발언이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자신은 상업적이지 않은데 아이유는 상업적이라서 잘 팔린다, 따위의 발언을 하면서 자신이 차트에서 이기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넘어 갔을텐데, 바로 밑에 아이유의 팬들이 “상업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 이었습니다. 스위치가 눌렸다고 할까요, 그래서 장문의 글을 적어봤습니다.

프로와 취미의 기준이 모호하고 상업예술 순수예술의 구도도 모호한 이 시대에, 얼마나 상업적인지를 척도하는 기준은 구조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자본을 투자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인건비를 지출 할 수 있는지, 프로모션은? 향후 활동계획과 자본투입은? 등등이겠죠.

왜 “상업적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얼마나 상업적인지”라고 하는지는 아시겠죠. 고도의 인간의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자본주의(노예제?) 세상에서 상업적이지 않은건 없을거에요. 결국 간단하게 말하면 릴리즈 할 때 앨범을 구글폼으로 신청 받느냐 아니면 대량으로 찍어서 매장에서 바코드 찍어서 사느냐의 차이죠.

그런 점에서 아이유와 혁오의 차이요? 상업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혁오는 대형기획사의 자회사 소속으로 데뷔해서 시작부터 언더그라운드 밴드인지 메이저 음악 그룹인지 논란이 많았을 정도니까요. 현재도 너무나 쉬워보일 정도로 방송계까지 진출 했으니까요. 음악성 운운은 모르겠고, 위에서 언급한 척도에 따르면 거의 없습니다. 혁오도 앨범 준비와 동시에 연예계에 이미 깊숙이 발을 디디고 있으니까요. (아이유 팬 여러분, 악감정 전혀 없이 한 마디 하자면 상업성이라는 말을 너무 거부감 있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K팝 시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수라면 오히려 칭찬입니다)

그럼 여기서 진짜 하고싶은 얘기인데, 음악을 직접 한다는 것과 그 것이 상업성으로 연결될 때인데, 한국 음악시장과 같은 공고한 카르텔이 만들어진 세상이라면 그 벽을 넘기가 어마어마하게 힘듭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인디즈 밴드는 정말 드문거죠. 요즘은 힙합이 인기를 끄니, 제 아무리 홍대와 번화가 길바닥을 마이크 하나로 휩쓸어도 ‘쇼미더머니’ 안 나오면 별 수 없다는 예시도 들어 두겠습니다.

폐쇄적인 카르텔에 의해 음악시장이 움직인다면 음악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해보이죠. 결국 카르텔에 편입할 방법을 다방면으로 찾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카르텔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음악이 현재 독점중인 시장으로 들어오는걸 차단하는 역할마저 해버립니다. 정말 욕 먹어야 할거는 상업성이라는 말 보다는 한국 음악시장을 독점하는 대형 기획사, 엠넷 등 ‘음악방송사’ 같은 곳이겠죠. 펑크, 스카, 신스팝, 온갖 록 등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음악시장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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