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응원하고 있는 독일 2부리그의 축구팀인 장크트 파울리의 경기에 "Refugees Welcome"이라는 슬로건이 등장했다. 최근 유럽으로 대규모 난민(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서방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이 몰려든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중의 한 어린이가 해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일어나며 세계를 뒤흔들었던 것이, Refugees Welcome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한 행동이라고 본다.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이들은 현재 자신보다 약자의 처지에 서 있는 이를 보호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동등한 인간이기에.한국에서의 의견을 잠시 동안 살펴보았다.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놓았다. "'세 살배기..
나는 "키배"를 하지 않는 성격이다. 주변의 학식 있으며, 배타주의자들의 멍청함을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바보들은 하나같이 키배를 하는 성격이 있다. 꽤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였나, 지인도 일부 배타주의자들과의 인터넷 상의 논쟁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다.내가 "키배"를 왠만해서 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내 학식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모자라다는 점이다. 가끔은 여태까지 책 읽은게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단편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는 할 정도다. 게다가, 설령 남부럽지 않은 학식을 쌓는다고 해도, 그것은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닐뿐 더러 그 남부럽지 않은 지식에도 충분한 오류가 들어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나는 논객형 인간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가끔은 그렇게 지혜의 승리인지..
교토에 다시 한 번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본에서 2주를 있었고, 그 중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박 4일을 교토에서 보냈다. 100년이 넘었다는 집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아침을 먹으러 가고, 성당에 다녀오고, 비가 오는 거리를 둘러보며 페달을 밟던 그 순간이 너무나 길게도 느껴진다.다른 곳에 가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매우 불편하게 느끼며 돌아다녔지만, 교토에서는 사람들이 많고 적음을 별로 느끼지 못 했다. 그냥 거기 있으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으로 시내를 돌아다녔고는 했다.자전거를 빌려준다는 것이 참 좋았다. 그 때 숙소를 빌려주었던 집 주인은 4월이면 숙소로 묵었던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데. 다음 번에도 교토시 북부의 조용한 집에서 조용한 나날을 보내보고 싶다.
트위터에서 소위 리버럴하다는 사람들에게 추앙받던 인물들이 어떤 추악한 모습을 보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등 돌려져 버림받고 쫒겨나는 모습은 참 흥미로운 부분들을 보여준다. 흔히들 얘기하는 인격은 충분히 연기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부분들이 많다고 본다.아주 예전에 흔히들 초등학교 등에서 하던 인성교육과 관련된 짤막한 글들 중 "아메리카 선주민(이 사람들의 호칭을 아직도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인디언은 절대 아니고)"들의 격언이라고 했던 이런 투의 글을 보았던 것 같다. "마음속에 삼각형이 있는데 이게 계속 부딪히다보면 무의식 중에 뭉툭해져 양심을 잃게 됩니다. 항상 삼각형을 날카롭게 유지하는 자세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낄낄거리며 온갖 말..
힘 센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신념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요즘 벌어지는 서울인권헌장을 둘러싼 많은 일들을 보며 다시금 드는 생각이다.끝내는 서울시장은 남들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동성애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말았다. 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나온 시민들의 인권헌장이, 그야말로 종잇조각이 되어버린 것이다.작년인가 올해 초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도 않지만,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수정하려는 문용린 당시 교육감의 시도로 공청회가 열렸었다. 나도 그 자리에 갔었고, 아수나로 등등 몇몇 청소년 인권 단체, 성소수자 관련 단체에서도 공청회에 참여했다. 아주 개판이고 불편한 자리였다. 교수라는 사람이 나타나 애국가를 제창하지 않는다며 설쳐댔고, 끝내 그 교수..
게임을 하다가 문득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았는데 아주 시끌시끌했다.정부가 그동안 해오던 5개년 개발계획인가 하는 "지역균형발전사업(도대체 어디가 지역균형인지는 잘 모르겠다. 농담 반 진담 반이다)"을 "제 2의 새마을 운동"이라 이름 붙이고 5년간 165조원을 푼다는 소식이었다. 비극이라고 할 만한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보육예산 문제 등등에서 정부의 태도는 아주 마음에 안 들었고, 예산이 없어 빚을 져 복지를 해야한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맞지 않는 정책 수립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냉정하게 한두발짝 물러서서 우선 시발점이 된 기사의 문제점(기자가 제목을 제 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선정했다던가)을 짚고, 좀 더 나아가서 그 균형정책이라는 것의 실체와 지역과 맞지 않는 정책이 ..
그저께 성당에 가는 길에 시청역 지하상가를 지나가며 찍었다. 어차피 아무도 쓰지 않는 땅이면 이것도 요즘 자주 나오는 뭐시기 쉐어링이나 저가 임대를 통해 무언가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트위터에서 나름 떡밥이 되었던 것 중 하나가 모 재벌가 3세가 성수동에서 사회적 기업들에게 방을 저가로 빌려준다는 것이었나, 무상으로 빌려준다는 것 이었나 하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나는 그들의 행위가 어느정도의 위선이라고 생각하면서도(저런 사람들이 말하는 "사회적 기업"은 옛날의 벤처열풍을 생각나게 한다), 또 그 위선과 오만을 악랄하게 이용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충 짜깁기 한 절충안 처럼 보이겠지만, 어차피 놀게 될 공간이거나, 적어도 누구 하나가 그렇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언젠가 부터 사람들에게 벽이 느껴졌다. 내가 얘기하는 많은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쓸모없는 참견을 할 것만 같고, 나는 항상 숨고싶은 기분이 든다. 나는 큰 거리를 나갈 때 교복을 입는 일이 별로 없다. 나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에게 말을 걸 때, 나의 얼굴이나 행색을 찬찬히 뜯어보고 그들은 속으로는 업신 여기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내가 자기들보다 어리니까. 그렇게 보이니까. 내가 누군지 인식하는게 아니라 내가 그려진 벽을 인식하니까. 그래서 교복을 입지 않는다. 최대한 나를 드러내고 다니는 일은 안 하려고 한다. 학교에 앉아 있을 때, 나는 더욱 높고 튼튼한 벽을 느낀다. ..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벌써 2년째가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김칫국을 끓여 먹으려고 콩나물을 사고 마트를 간 김에 음료수도 사와서 올라오려는데,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은 나를 보고도 기다려주지 않은 채 자기 집이 있는 5층으로 가버렸다. 나는 화가 난 나머지 상스럽게 욕지거리를 내뱉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왜 아파트에 살고 있는걸까, 나는. 예전의 살던 그곳에는 친하지는 않더라도 아는 사람들, 가끔 가다가는 인사도 하고 먹을 것도 나누고 서로 시시한 얘기도 나누던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누가 빼앗아 갔을까. 정이 있는 세상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나 자신도 이제는 누구나 나에게 깊게 다가오기를 원하지는 않는 사람인지도 ..
오늘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모 아이돌 가수(솔로로 활동 중)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 앨범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앨범 전체를 언급한게 아니라 'Paranoid Android'만 언급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어쿠스틱 사운드가 많아서 라디오헤드가 좋다"라니. 조금 황당했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라디오헤드를 좋아해서 말 한게 아니잖아?" 사실 기사를 만들어내며 기자양반도 고심을 했을 것이다. 인터뷰 내용 상으로는 라디오헤드의 음악적 성향보다는 그냥 몇곡 좋다는 얘기만 해서 끼워 맞추며 썼을 기사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OK Computer」는 전혀 어쿠스틱 성향의 앨범이 아니다. 심지어 몇몇 곡들은 「Kid A」로 가는 이정표 였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이런 ..
- Total
- Today
- Yesterday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